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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업보조금’ OECD국가 중 가장 적은 편

배종하 농경연 초빙연구위원 ‘PSE···진실과 오해’

뉴스관리자 기자  2009.08.19 0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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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농업에 지나치게 많은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정확한 주장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국내 농업보조금이 시장가격지지를 제외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한국의 농업보조금이 너무 많아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정부 주장과 상반된 의견이다. 정부는 그동안 우리의 농업보조금이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라고 밝혀왔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 국제농업국장을 지낸 배종하 농촌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사진>은 ‘‘생산자지지추정치(PSE)에 대한 진실과 오해’라는 제목의 GS&J인스티튜트 특별강좌를 통해 PSE를 기준으로 한국이 농업에 많은 보조금을 주고 있다는 지적은 정
확한 주장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배 위원은 “보조금의 정의에 관해 통일된 개념은 없지만 정부의 재정지출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은 선진국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PSE를 기준으로 한국은 ‘농업에 지나치게 많은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정확한 주장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1인당 지원액 뉴질랜드 등 제외 가장 낮아
그는 오히려 우리나라는 국내 보조금에서 국내외 가격차에 생산량을 곱해서 계산하는 시장가격지지를 제외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PSE 규모가 OECD 국가 중 4위인 것에 대해 PSE의 두 구성요소인 정부 재정지출과 시장가격지지 가운데 시장가격지지 비율이 91%로 너무 높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시장가격지지를 제외한 우리나라의 %PSE는 5~8%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농축수산물 가격차이가 큰 우리나라의 경우 PSE 수치만으로 농업 보조가 많고 적음을 평가하는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특히 국내외 가격 차이를 농업에 대한 지원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의 PSE 계산방식에 의하면 정부의 적극적인 가격지지정책이 없는 상황에서도 시장가격지지가 발생하는 모순이 있다는 것이다.

가격 차이는 품질의 차이 때문에 발생할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 한우고기의 경우 한우고기는 맛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소비자 기호로 인해 수입 쇠고기보다 비싼 가격이 팔려 국제가격의 3배이상(관세 40%)에 달한다.

그 가격 차이를 시장가격지지, 즉 농업보조금 규모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농산물 국내외 가격차이가 큰 국가는 PSE에서 시장가격지지를 제외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배 위원은 시장가격지지를 제외할 경우 한국은 PSE를 농업생산액으로 나눠 %로 나타낸 %PSE가 호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EU는 물론 미국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1인당 지원액도 터키, 멕시코, 뉴질랜드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에 달한다.
 
농업지원이 없다고 주장하는 호주도 우리나라의 두 배에 달하고 캐나다와 미국은 6~7배, 노르웨이는 무려 10배에 이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지지보다 재정보조금 지원 늘려야
선진국에서 시장가격지지를 제외한 PSE가 우리나라보다 높은 것은 선진국들이 1980년대 이후 가격지지에 의한 농업지원을 재정보조금에 의한 농업지원으로 전환한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 위원은 따라서 “PSE가 농업에 대한 지원이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 지를 파악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측정수단으로 널리 쓰이고 있지만 한계를 가지고 있다”면서 “PSE자체를 보조금으로 보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PSE 수치만으로 보면 우리나라처럼 국내외 가격차이가 큰 국가는 농업에 대한 재정지원이 실제로는 아주 적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높은 것으로 잘못인식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도 선진국과 같이 가격지지에 의한 농업지원을 줄이고 그 대신 재정보조금에 의한 농업지원을 늘리는 이른바 ‘소비자 부담형’에서 ‘재정 부담형’으로 전환돼야 한다면서 이럴 경우 보조금 규모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배 위원은 “한국의 경우 농업에 투자가 이뤄졌지만 그 효과가 미미해 재정이 과다하게 투자되고 있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재정지출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은 다른 선진국들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종하 위원은 국제협력과장, 농업정책과장. 식량정책과장, 국제농업국장, 농촌정책국장, 대통령비서실 농어촌비서관, 수산정책실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친 후 올해부터 농경연에서 초빙연구위원을 근무하고 있으며, 농업통상전문가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