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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고에 시달리는 국내 무기질비료 산업

원제가 상승 반영 없는
최저가 입찰방식에 가격하락…
대체 어디까지?

원자재 수입원가 상승, 농협 납품가격 인하
원자재 수입비중 70%↑, 농협 유통비중 90%↑


현재 국내 농업용 비료의 농협 구매가격은 원칙적으로 농협중앙회의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법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고 있지만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결정된다. 비 경쟁품목은 시담을 통해 결정할 수도 있지만 비료업계가 원하는 가격으로 결정되지 않고 있다. 특히 국내 무기질비료 유통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농협의 비중을 무시하면서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업체는 없다.


국내 무기질비료는 유통구조의 문제와 더불어 원자재의 7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가격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국비료협회가 올해 발표한 2019 비료연감에 따르면, 주요 원자재인 요소와 황산암모늄, 인산이암모늄(Di-ammonium Phosphate, 이하 DAP)은 2018년 12월말 기준 전년대비 각각 20.0%, 21.2%, 12.5% 인상됐다.
2016년 대비로는 요소가 48.8%, 황산암모늄 386.4%, DAP 37.0%가 인상됐다.




원제가격 상승분 반영 없이 농협 구매가격 낮춰
반면에 2018년도 농협 구매가격은 이와 같은 국제 원자재 수입가격 변동을 반영하지 못하고 식량작물용 비료는 1.3%, 원예용 비료는 1.9% 인하됐다. 주요 비종별로는 요소와 염화칼륨이 각각 톤당 390,000원, 419,000원으로 전년대비 동결됐고, 복합비료인 21-17-17 복비는 톤당 460,000원으로 전년대비 △3.8%, 용성인비는 395,000원으로 전년대비 △7.1%로 각각 인하됐다.




한편 농협의 대농민 판매가격은 2018년 기준 전년대비 평균 △2.2% 인하됐다. 농협 판매가격은 실비주의 원칙에 의해 결정되고 있으며, 이는 구매원가에 수송조작비, 보관료, 금리 등 공급자(농협) 비용과 취급수수료 등을 가산하여 결정하게 된다.




농협의 구매가격 인하는 국내 농업인의 영농비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국내 비료업체들은 오히려 수입가격 상승분에 대한 부담과 함께 공급가격 인하에 대한 부담이 더해져 경영 악화가 심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무기질비료의 안정적 공급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충당이 되지 않는 수입 원자재의 가격상승분이 납품가격에 적절히 반영되어야 비료 생산업계의 상생도 가능하다. 무기질비료 산업은 초기 투자비가 매우 많으며, 신규투자도 쉽지 않은 장치산업이다. 지금처럼 적정 이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신제품 개발, 낙후된 시설 개선, 수입비료와의 경쟁력 확보 등은 매우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비료업계 지속된 적자, 산업 존폐 위험
2019 비료연감에 따르면, 2018년 한국비료협회 6개 회원사의 비료부문 영업이익은 2016년부터 납품가격이 계속 인하되어 2016년 △576억원, 2017년 △279억원, 2018년 △694억원으로 매년 적자가 이어졌다.
이와 더불어 무기질비료 매출량 감소, 수출경쟁력 취약 등으로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무기질비료의 양분 효율성, 안전성, 경제성 등 장점에도 불구하고, 친환경농업 정책의 지속 및 비료 출하량 감소 등 시장여건도 점점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협회 회원사는 인력감원, 신규채용 지양, 가동 경비절감 등 원가 인하에 대처하고 있으나, 최근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시간단축 등으로 이마저 노력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국내 산업체가 무너지면 외국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국내 농업인들은 비싼 돈을 주고 수입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될지도 모른다. 쉽게 말해 국내 농업이 산업주권을 잃고 외국 업체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무기질비료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농협중앙회와 계통납품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많은 산업분야의 업체들이 비슷한 우려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 농업의 대들보 농협, 산업체와의 상생 모색필요
농업을 위한 시민의 모임 이준영 사무국장은 “농협이 추구하고 있는 농가소득 5,000만원을 이루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 또한 바라는 부분입니다”라며 “다만 일부 농자재 가격을 깎아서 그것을 이룬다는 것은 근시안적인 발상이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농산업은 지금 식민지에서 벗어나야 하는 상황입니다”라며 “단순히 가격만을 낮추는 것은 국내 농기자재업체를 망가트리고 오히려 외국 업체의 식민지로 전락시키는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사무국장은 현재 농협은 한국 농업의 대들보라고 표현했다. 그런 농협이 기본적으로 조합원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국내 농업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국내 농기자재업체들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 신제품 개발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상생의 방법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


국내 비료업계는 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온 농협중앙회와의 비료납품계약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한 분야의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생산-유통-소비의 3박자가 적절히 맞아 떨어져야 가능하다. 여기에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반영이 더해지면 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국내 무기질비료 유통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농협중앙회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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