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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속 다양한 미생물의 변화 어떻게 이루어질까?

뿌리혹박테리아, 식물의 뿌리 속으로 들어가 공기 중의 질소를
식물이 흡수 할 수 있는 암모니아 형태로 열심히 고정하고 있을 것

절기상 곡우(穀雨)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 비가 잦은 걸 보니 올해에는 어김없이 풍년이 들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완연한 봄인 4월 말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저녁으로는 아직 춥다는 느낌이 들고, 낮에는 초여름의 날씨 때문에 여벌의 옷을 가지고 다녀야만 되는 기후가 되었다. 이러다 조금 있으면 무더위 때문에 고생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걱정이다. 이러한 기후 변화 속에 우리 땅속에 있는 미생물들도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다.

 

공기 중의 질소를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암모니아 형태로 고정하는 뿌리혹박테리아

아마도 지금쯤 땅속에서는 미생물들도 올해의 농사를 도와주기위해서 기지개를 펴고 서서히 움직이고 있으리라. 그중에서도 식물과 공생관계를 맺고 있는 뿌리혹박테리아는 이미 식물의 뿌리 속으로 들어가서 공기 중의 질소를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암모니아 형태로 열심히 고정하고 있을 것이다.

공기 중의 질소는 78%나 되지만 모두 N2의 형태로 식물은 흡수 할 수 없는 기체 형태이지만 뿌리혹박테리아에 의해 암모니아 이온(NH4+)으로 바뀌면 식물이 흡수해서 단백질, 세포막 구성물질, DNA, RNA 같은 물질의 구성 성분으로 이용되어 진다. 공기 중에 날아다니는 기체 형태의 질소를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어 주는 것을 질소고정(窒素固定)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뿌리혹박테리아는 모든 식물에서 질소를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콩과 식물에서 그 역할이 두드러진다. 콩과 식물은 13천여 종 정도 되는데 대부분의 콩과 식물인 강낭콩, 대두, 알팔파, 토끼풀, 땅콩, 아카시아 그리고 칡 등이 우리 주변에 있는 식물들이다.

 

프리츠 하버에 의해

농업에 인위적인 질소 비료 공급이 가능해져

자연적으로 공기 중의 질소를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암모니아 형태로 바꾸어 줄 수 있는 방법은 천둥 번개와 같은 자연적인 현상과 뿌리혹박테리아에 의해서만 가능했었다. 그러므로 식물의 성장에 가장 많은 양이 필요한 질소가 한정되고 늘 부족하기 때문에 작물의 생산량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1908년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에 의해 질소와 수소를 이용하여 암모니아 형태로 고정시키는 화학공정을 개발하면서 농업 생산성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지고 왔다. 그동안 자연적인 현상에 의존하며 필요한 질소를 공급받아왔던 농업에 인위적인 질소 비료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작물의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그에 힘입어 녹색혁명이 가능했고 기아문제가 해결되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 지구상의 질소 생산량의 절반을 하버에 의한 방법에 의존하고 있으니 하버법은 인류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버법,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높여 지구 온난화에도 영향

토양의 염류가 축적되는 부작용도 나타나

그렇다고 하버법에 의해 좋은 일만 생긴 것은 아니다. 하버에 의한 질소 고정 방법은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높여 지구 온난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지나친 비료 사용을 유발하여 토양의 염류가 축적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비료에 든 과량의 질소 성분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조류를 과잉 증식시켜 녹조(적조)가 폭발적으로 증식되는 현상을 유발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바다 속에 서식하는 해초들이 충분한 햇빛을 받지 못하여 해초들이 줄어들고 연이어 해초를 먹고사는 바다 속 물고기들도 먹이와 산소가 부족해서 죽어가는 문제가 발생이 되었다.

 

식물은 레그헤모글로빈을 시기적절하게 공급량을 조절

까다로운 뿌리혹박테리아의 비위를 잘 맞추어 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질소고정 과정은 먼저 식물 뿌리에서부터 일어나는데 뿌리혹박테리아를 유인하기 위해 콩과 식물의 뿌리가 플라보노이드(Flavonoid)라는 물질을 방출하여 뿌리혹박테리아 식물의 뿌리에 접근하도록 유인을 한다. 플라보노이드에 의해 뿌리털 근처까지 다가온 뿌리혹박테리아는 뿌리털에 접근하여 자극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 식물의 뿌리털이 뿌리혹박테리아를 감싸 안아 작은 혹을 형성한다. 그렇게 형성된 혹은 박테로이드(Bacteroid)라는 질소 고정 기구가 되어 본격적인 질소 고정 작업에 착수한다. 물론 뿌리혹박테리아가 질소를 고정하는데 필요한 포도당과 산소 그리고 에너지는 식물이 무제한으로 공급해준다. 뿌리혹박테리아는 호기성 세균이므로 산소를 많이 필요로 하는데 이때 식물은 레그헤모글로빈(leghemoglobin 또는 레고글로빈)이라는 산소 운반체를 통해 뿌리혹 박테리아의 비위를 잘 맞추어 준다. 뿌리혹 박테리아가 호기성 미생물(클로스트리디움 같은 질소고정 세균은 혐기성임)이므로 산소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질소를 고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효소인 나이트로게나아제(Nitrogenase)는 산소에 상당히 예민하기 때문에 너무 많은 산소에 노출되면 질소 고정하는 일을 그만두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식물은 레그헤모글로빈을 시기적절하게 공급량을 조절하여 까다로운 뿌리혹박테리아의 비위를 잘 맞추어 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헤모글로빈은 사람의 몸에서 산소를 모든 세포에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레그헤모글로빈은 식물체 내에서 뿌리 끝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의 몸에 있는 헤모글로빈이나 식물체 내에 있는 레그헤모글로빈의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한 가운데에 철(Fe)이 위치하고 있다. 사람은 헤모글로빈이 부족하면 빈혈이 생겨서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한 경우 철분 영양제를 섭취하여 빈혈 증상을 완화시킨다. 작물도 마찬가지이다. 콩과 식물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철분 성분을 공급해주어야 한다. 비료성분으로도 구할 수 있는 황산철(FeSO4·7H2O)을 작물에 살포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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