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달 18일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회사, 농협금융지주회사, 농협은행 등 4개 기관에 대해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농해수위 의원들은 이날 농협의 경제사업 추진실적 미흡을 지적하고 신용사업의 경쟁력 저하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황주홍 의원(민주, 장흥·강진·영암)은 “농협은 지난해 경제사업활성화를 위해 4035억원을 투자키로 했는데 1028억원 밖에 투자하지 않았다”며 “과연 경제사업활성화가 이뤄지겠는가”라고 질타했다.
황 의원은 “투자 지연 등에 따른 여유자금을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수급안정과 연계한 신규사업으로 대체했다”며 “앞으로 경제사업활성화를 제 때 추진하지 못해 여유자금이 생기면 정부 자체사업으로 포장될 우려가 큰데 채소수급안정사업, 원료용수삼수매비축사업 등 농림축산식품부가 별도 예산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을 농협이 집행하는 등 농식품부 의도대로 계속해서 변경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춘진 의원(민주, 고창·부안)은 “농협이 운영하는 284개 산지유통시설 중 128개소가 적자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며 “농산물 상품성 제고와 판매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노화된 시설을 보완토록 국고지원을 확대해 산지유통시설 운영주체인 단위농협의 재정적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운룡 의원(새누리, 비례)은 “농협이 15%를 투자하고 있는 홈쇼핑인 홈앤쇼핑이 당초 투자목적과 다르게 농축산물 판매비율이 매우 저조한 실정”이라며 “막대한 양의 수입 농축산물을 판매하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자체브랜드 70%는 농산물과 관련 없어
홍문표 의원(새누리, 예산·홍성)은 “2010년부터 올 8월까지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들이 전국 300여개 초·중·고에 학교급식 납품을 하면서 5만4900kg, 약 3억5400만원어치의 수입 농수축산물을 납품해 왔다”며 “농협이 주로 납품한 마늘쫑, 단호박, 버섯, 각종 수산물 등은 국내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농협이 해당 학교 측에서 수입농수산물을 요구하면 납품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민수 의원(민주, 진안·무주·장수·임실)은 “농협의 기본적인 역할은 농민이 생산한 물건을 팔아주거나 가공해 주는 것인데 농협중앙회 자체브랜드 제품 가운데 70% 이상은 농산물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자체브랜드 제품을 만들 때 일정비율로 국산을 사용하도록 지침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박민수 의원(민주,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은 “농협이 개발한 상품 253개 품목 중 수입산이 포함된 것은 92개 품목으로 조사됐다”며 “된장과 고추장을 만들 때 미국산 소맥분, 중국산 메주된장 등을 사용했고 쌈장재료도 대부분 수입산”이라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또 “하나로마트에서 바나나, 파인애플, 키위, 블루베리, 레몬 등 수입과일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가격이 저렴한 미국산 블루베리가 비싼 국산 앞에 배치되는 경우도 목격했다”고 밝혔다.
김승남 의원(민주, 고흥·보성)은 “농협 전산사고의 실효적인 보완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제2, 제3의 전산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농협은 실효성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동시에 보안전문 인력양성과 IT업무의 위·수탁 계약에 대한 책임성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