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성 아미노산의 안전성…‘제조공정’보다 ‘결과물질’ 검증이 중요”

2011.11.17 17:26:25

 
식물의 생장촉진 및 토양개량 등 친환경 농자재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동물성 아미노산의 가수분해 공정을 둘러싼 논란이 흥미롭다. 동물성 아미노산을 친환경농자재로 등록(목록공시)하기 위해서는 가수분해 공정을 자연 그대로인 ‘효소방식’으로만 처리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해 유럽의 아미노산분야 대표 농학자(Agronomist)는 “화학적 가수분해 공정을 거치더라도 그 결과물에 화학성분이 전혀 남지 않게 처리하면 오히려 친환경적”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지난 1일부터 나흘간 개최된 ‘Horti Fair 2011"에서 만난 빠비오 아그노론(Fabio Agnolon) 박사는 “한국에서 화학적 가수분해 공정을 통해 제조된 동물성 아미노산이나 다른 유기농 자재로 사용되는 제품들에 화학공정이 들어가 있는 경우 친환경유기농 제품인증에 제한을 둔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며 “EU 국가들은 제조과정에 화학공정이 있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며, 다만 최종 제조물질의 안전성만 확보되면(최종물질에 화학성분이 잔류하지 않으면) 친환경유기농자재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빠비오 박사는 따라서 “한국에서도 역시 제품의 최종 물질이 환경과 인축에 무해한지를 검토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세계적으로도 ‘과정’보다는 ‘결과물’에 대한 판단을 중요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동물성 아미노산 제조에 사용되는 공정은 크게 세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우선 ‘열처리 가수분해’ 공정으로 고열을 가해 단순한 최종 아미노산 물질을 얻는 방식이 있으며, 다음으로는 ‘화학적 가수분해’ 공정을 통해 저비용으로 우수한 아미노산 물질을 얻는 방식입니다. 또한 단순 발효나 효소를 처리해 아미노산을 추출하는 ‘효소처리 가수분해’ 방식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는 그러나 “효소처리 가수분해 공정의 경우 다른 공정에 비해 비용부담이 과다하고, 대부분 농업용 아미노산은 전체공정 중 부산물로 얻어진 물질을 사용하게 된다”며 “그보다는 모든 공정을 원하는 아미노산 제조에 맞게 조절이 가능한 화학적 가수분해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빠비오 박사는 특히 “이탈리아를 비롯한 EU 국가 대부분은 화학적 가수분해 방식을 통해 얻어진 아미노산 물질을 친환경유기농자재에 활용하고 있다”며 “이때 ‘EU규정’에 맞게 140°C, 30minutes, 3bar(압력의 단위)에서 살균하는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최종 아미노산에 화학적 잔류물질이 전혀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산 저가 아미노산의 경우 화학적 가수분해 공정을 통해 제조되는 제품이 있으나, 황산 대신 값싼 염산을 사용하다보니 필터링 후에도 화학적 잔류물질(염화암모늄)이 40% 이상 잔류하는 등 환경에 유해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U 국가에서 생산되는 유기질소(Organic N)를 포함한 제품의 경우, 대부분의 제조회사 제품의 라벨에는 ‘해당 제품을 처리한 이후 21일 동안 살포지역에 가축의 접근을 금한다’라는 문구를 넣도록 하고 있다”는 빠비오 아그노론 박사는 “반대로 EU 최대 아미노산 생산회사인 SICIT사 제품의 경우 가축 사료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EU 규정을 따르기 때문에(안전하기 때문에) SICIT 제품 라벨에는 해당 문구를 넣지 않아도 된다”며 “환경과 인축의 안전성은 물질의 공정과정보다 최종 결과물의 위해성을 판단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차재선 jscha@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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