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는 메주, 된장처럼 발효식품이고,
유기질비료는 묵은 콩, 햇 콩처럼 신선식품
퇴비, 유기질비료에 대한 정부, 지자체 지원은 ’90년대 후반부터 조금씩 시작되다가 ‘00년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회사들이 우후죽순처럼 많아졌다.
퇴비와 유기질비료는 모두 유기물을 공급하고 토양을 좋게 하는 장점은 같지만 원료, 제조과정, 효과, 가격 등은 모두 다르다. 퇴비는 부숙과정을 거쳐서 제조한다. 유기질비료는 기름을 짠 찌꺼기 유박(油粕)을 그대로 포장하여 판매한다.
콩에 비교한다면, 퇴비는 메주, 된장처럼 발효식품이고, 유기질비료는 묵은 콩, 햇 콩처럼 신선식품이다. 두 비료의 특성을 잘 알고 사용해야 농사에 도움된다.
퇴비와 유기질비료 닮은 점과 다른 점
퇴비는 가축분 등의 원료에 톱밥, 석회고토 등의 부자재를 혼합하여 부숙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가축분 종류, 부자재 종류, 제조시설과 과정에 따라 품질이 다양하다.
반면에 유기질비료는 어분, 골분 외에 기름을 짠 식물박을 그대로 포장하기 때문에 원료 종류에 따라 가격, 효과가 결정된다.
퇴비는 부숙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포대 안에 미생물, 대사산물, 아미노산 등이 있어서 효과가 빠르고 포대에 미생물을 위한 구멍이 뚫려 있다.
반면에 유기질비료는 이들 성분이 없고 효과가 느리고 포대에 구멍도 없다. 제조과정도 다르다.
퇴비는 공장 시설비도 많이 들고 5~6개월 제조과정을 거쳐야 흙냄새 나는 퇴비로 변한다.
반면에 유기질비료는 어분, 골분, 식물박 원료를 구입해서 포대에 넣기만 하면 즉시 판매가 가능하다. 유기질비료는 가스피해만 주의하면 큰 문제가 없다. 반면에 퇴비는 악취가 난다면 부숙이 되지 않았다는 증거이고 토양 병균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악취 퇴비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12년부터 비료공정규격에 대장균, 살모넬라 균이 검출되지 않아야 된다는 규정을 정했다. 특히, 퇴비는 가축분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염분에 의한 염류집적을 주의해야 한다.
퇴비 제조 공정과 좋은 퇴비 고르기
퇴비는 우분, 돈분, 계분과 부자재를 혼합하여 부숙실(발효실)에서 2~3주간 교반시킨다. 이 과정에서 온도가 80℃ 가까이 올라가면서 병균이 사멸하고 고온성 미생물에 의해 발효가 시작된다. 어느 정도 김, 열, 온도가 내려가면 숙성실(후숙실)에서 4개월 정도 후숙시키면 흙 냄새가 나면서 퇴비가 완성된다.
부숙과정에서 미생물이 활동하면서 부식산 등의 대사물질, 아미노산, 항생물질 등이 생성된다. 대사물질 등은 물에 녹으므로 시비하자마자 물에 녹아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 그러나 원료에 도축잔재물, 음식물류폐기물이 혼합되거나 제조시설, 과정이 부실하면 악취가 많이 나고 부숙도 어렵다. 음식에서 악취가 나면 식중독 균 등이 있을 거라고 짐작하듯이 퇴비도 악취가 나면 뿌리혹병, 뿌리썩음병, 시들음 병균이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을 만큼 문제가 많다. 따라서 “흙 냄새” 나는 퇴비라면 원료, 제조시설, 제조과정이 모두 믿을 수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유기질비료 가격, 품질, 효과 아는 법
유기질비료는 유박을 단순히 포장한 것이어서 원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가격, 품질, 효과가 결정된다. 유기질비료 원료 가격은 ①어분 → ② 골분 → ③ 대두박 → ④ 미강박 → ⑤ 채종유박 → ⑥ 아주까리박 → ⑦ 야자, 팜, 옥수수박 순서이다. 어분은 N, P 함량이 10% 이상으로 높고, 발효도 잘 되어 효과도 빠르고 가격도 비싸다. 아주까리박은 두꺼운 껍질 때문에 발효가 늦다. 최근에 유기질비료 원료로 지정된 “남은 음식물 건조분말”은 처리비용을 받고 가져오는 원료라는 것을 알고 구입해야 한다.
현명한 농업인의 선택 방법
퇴비는 악취가 나지 않고 흙 냄새가 나는 것을 고르면 원하는 퇴비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유기질비료는 어떤 원료를 혼합해서 제조했는지를 살펴보면 좋은 비료를 고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