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돼지에게 발생하는 심각한 바이러스성 질병인 ASF(아프리카돼지열병)와 PRRSV(돼지생식기호흡기질병) 방제를 위한 국제공동연구를 논의하기 위하여 태국 출장을 다녀왔다. 태국은 축산 시장은 우리나라보다 5배 이상 규모가 크고 수산양식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COVID-19이 공식적으로 종식되었지만 바이러스는 여전히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사람에게는 대상포진, 인플루엔자, 폐렴 등이며 동물에게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나 생식기호흡기질환등이 대표적이다. 농작물에도 바이러스 질병이 만연하여 농작물의 품질을 저하시켜 농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바이러스에 대해서 매번 듣는 질문이 ‘왜 바이러스는 약이 없는지’이다. 그동안 기고를 통해 언급을 하였는데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생물이 아닌 물질로 이해를 해야 한다. 살아있는 미생물이라면 항생제나 살균제를 이용하여 죽일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물질이기 때문에 죽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물질이면 생명력이 없어야 하는데 희한하게도 살아있는 세포내로 들어오기만 하면 생명체처럼 변신을 하니 때려잡을 방법이 딱히 없는 것이다. 바이러스를 방제한다고 하는 것은 바이러스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살아있는 세포에 부착하는 부위를 망가뜨려서 살아있는 세포에 붙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감염을 막고 있다.
사람도 질소질이 풍부한 단백질을 많이 섭취해야만 건강해져
20~30년 전만해도 감기는 주로 추운 겨울에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요 근래에는 1년 연중 휴무없이 시도 때도 없이 걸리는 바람에 우리 아이들이 고생들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물론 바이러스도 변이가 된 것은 맞지만 더 정확한 원인은 우리 사람이나 아이들의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그렇게 감기에 자주 걸리는 것으로 생각된다. 어쨌든 감기다 되었든 다른 질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기위해서는 밥 잘 먹고 뛰어 놀아야 하는데 그렇질 않으니 바이러스가 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것이다.
태국에 며칠 있다가 한국에 돌아오니 날씨가 동남아 기후처럼 후덥지근하고 갑자기 폭우가 내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반짝 해가 나오는 날이 많아져서 우리들의 불쾌지수 또한 높아지고 있다. 밤에도 더워 잠 못 자는 날들이 이어지니 몸이 늘 피곤하여 커피를 달고 사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자칫 몸의 균형이 무너지기 쉽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삼계탕이나 장어, 오리고기와 같은 음식을 많이 섭취해서 건강을 유지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보양 음식들은 공통적으로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것인데 단백질은 우리 몸에 질소를 공급해 주는 물질로서 살을 찌우고 골격을 튼튼하게 하는 성분이다. 작물을 크고 잘 자라게 하기 위하여 요소와 아미노산과 같은 질소질 비료를 많이 주어야 하는 것처럼 사람도 질소질이 풍부한 단백질을 많이 섭취해야만 건강해진다.
일반적으로 실험실에서 미생물을 배양할 때 먹이(배지)원으로 포도당, 콩가루 분쇄한 것, 그리고 마그네슘, 칼슘, 철, 망간과 같은 성분을 넣어준다. 미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고급진 양분을 공급해준다. 넣어주는 양은 포도당을 가장 많이 넣고 그 다음이 콩가루, 마그네슘, 칼슘, 철, 망간 순이다. 포도당은 미생물이 자라면서 에너지로 사용하고 콩가루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미생물의 몸체를 구성하며 마그네슘, 칼슘, 철, 망간과 같은 물질들은 미생물 세포 안에서 대사활동이 잘 이루어질 수 있는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주식(主食)으로 먹고 있는 밥이 포도당과 같은 에너지원으로 변환되고 고기나 생선 종류가 우리 몸을 구성하는 데에 사용된다. 예로부터 밥에 김치를 주로 먹었던 우리나라 사람은 체구가 왜소한데 비해 고기를 주식으로 먹는 서양 사람들은 우리보다 덩치가 큰 것을 보면 그 이유를 보다 쉽게 이해가 된다. 김치는 섬유소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우리 몸에서는 분해가 안된다. 그러기 때문에 섬유소는 우리 몸에 들어와도 양분으로 작용을 하지는 못하는데 김치나 시레기와 같은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 덕분에 우리 한국 사람들은 대장의 길이가 길어졌다.
서양 사람들은 고기 위주의 식단이다 보니 고기를 분해하는데 에는 그렇게 긴 대장이 필요 없기 때문에 채식위주의 동양 사람들 보다는 대장의 길이가 짧다. 대장은 미생물이 서식하는 장기로 우리 몸의 면역력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장이 긴 사람들이 무병장수할 수 있는 경향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사람이나 미생물, 식물과 같은 모든 살아있는 생물들은 생장에 필요한 원소들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열 가지를 주로 꼽는다(10대 원소). 탄소가 가장 많이 필요하고 그 다음으로 수소, 산소, 질소, 인, 칼륨, 마그네슘, 칼슘, 황, 철 순서로 충족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경우 그 열가지를 충족해주기 위해 밥(빵)을 가장 많이 먹어 탄소, 수소, 산소의 필요를 채우게 된다. 그 다음에 필요한 질소를 공급받기 위해 고기나 생선, 콩과 같은 음식을 먹게 된다. 그리고 난 후 채소나 과일을 통해 그 외 필요한 미량 원소들을 공급받게 된다. 미생물도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아 포도당을 섭취하여 탄소, 수소, 산소의 필요를 채우고 질소공급원으로 콩가루나 고기추출물을 섭취하여 미생물 증식에 활용한다. 그 외 다양한 미네랄 성분은 미생물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윤활제 역할을 해준다.
질소는 작물에 있어서 4번째로 필요한 성분
그러면 우리가 재배하는 작(식)물은 어떻게 필요한 양분들을 조달해나갈까? 식물도 똑같이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인의 순서대로 양분이 필요할 텐데 이제까지 작물을 재배하면서 제일 많이 필요한 탄소, 수소, 산소는 제쳐놓고 질소, 인, 칼륨을 우선적으로 공급해오지 않았는가? 분명히 질소보다 더 많이 필요한 탄소는 공급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비료의 3대 성분을 질소(N), 인(P), 칼륨(K)이라고 배워왔는데 실상 질소는 작물에 있어서 4번째로 필요한 성분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정말 이렇게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고 작물 재배를 하고 있어서 농사가 잘 안 되는 것은 아니었을까?
모든 식물을 광합성을 진행할 수 있는데 광합성의 산물인 포도당이다. 포도당은 탄소와 산소와 수소가 뭉쳐진 덩어리이기 때문에 따로이 탄소를 공급해주지 않아도 된다. 작물 비료의 3대 요소가 질소, 인, 칼륨이 되는 것은 바로 식물이 광합성 작용을 통해 이미 필요한 탄소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