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평가과 심층시비기술 개발

2022.07.01 11:16:48

농업분야 암모니아 배출 억제 및 작물 생산량 증대 기대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평가과(과장 정구복)는 심층시비를 통해 밭작물의 암모니아 배출을 억제하고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영농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비료 살포 방법인 전층시비(全層施肥)는 토양표면에 비료를 뿌리고 로터리 작업 등으로 토양과 비료를 섞어 표면의 산화층부터 깊이 있는 환원층까지 고루 혼합하는 것이 기존 심층시비의 현실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농작물의 비료 흡수효율이 매우 낮아 질소 성분의 15~20%, 많게는 40~60%가 암모니아 기체로 배출돼 질소 성분의 손실을 초래하는 문제가 있다. 

 

또한, 약 10~20센티미터(cm)의 로터리 날로는 완전한 심층시비가 이뤄지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논은 벼 재배를 위해 물을 채워둬 산소가 적은 환원층에서 질소가 손실돼 질소 이용효율이 낮다. 현장의 농업인들도 토양표면에 뿌린 요소, 복합비료의 질소 성분이 가스화 등으로 손실되는 것을 잘 알고 있으나 딱히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 관행적으로 표면살포를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초미세먼지 형성 촉매, 암모니아
토양 심층 시비 통해 배출량 감소

한편, 암모니아는 초미세먼지(PM2.5) 형성에 촉매로 작용해 국가가 관리하는 9대 대기 오염물질 중 하나로 배출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불안정한 국제정세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질소함유 요소비료의 가격이 2.9배, 복합비료의 가격은 2.5배 폭등한 바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평가과 홍성창 연구사는 “농작물의 질소 흡수효율을 높이고 암모니아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비료 살포 방법의 개발과 실용화가 시급한 실정” 이라며 이번 신기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요소비료는 토양에서 미생물의 작용으로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암모늄태질소(NH4+-N)로 전환된다. 이 암모늄태질소는 pH, 온도, 토양수분 함량 등에 영향을 받아 주로 토양의 표면에서 기체 상태인 암모니아(NH3)로 변화해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 반면에 요소비료를 공기와의 접촉을 줄일 수 있도록 토양 속에 투입하면 암모니아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홍성창 연구사는 “암모니아 기체의 배출은 가격이 폭등한 요소비료의 손실이기에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질소비료를 논 토양 속의 환원층에 직접 뿌리면 암모늄태질소의 질산화(nitrification)를 줄이고 탈질(denitrification)을 방지해 일산화질소(NO), 아산화질소(N2O), 질소(N) 등 질소성 기체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이 고전적인 전층시비 이론[그림1 참조]이며, 완전한 전층시비가 되도록 비료를 토양 속에 직접 투입하는 심층시비 기술을 개발하게 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홍성창 연구사는 질소비료를 토양표면에 뿌린 후 토양과 섞어서 처리한 군과 토양 속에 직접 넣어 처리한 군의 암모니아 배출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기초적인 실험을 수행했다. 인력으로 토양 속 20cm와 30cm에 요소비료를 포함해 질소(N), 인산(P), 칼륨(K) 삼요소를 표준시비량에 맞춰 넣은 뒤 약 50일간 상추를 비교 재배한 결과, 암모니아 기체의 배출량이 없었으며,[표1 참조] 상추의 잎수가 25~57% 증가했다. 특히 상추의 생체중은 110% 증가했다.[사진1 참조] 상추에서 심층시비 30cm는 기존 시비보다 질소, 인산, 칼리 성분의 함유율이 높았으며 심층시비로 기존 시비보다 잡초의 발생량이 74~97%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심층시비, 초기생육 늦은 반면 보리, 마늘, 양파 등 생산량 증가
홍성창 연구사는 인력으로 심층시비의 암모니아 배출 억제와 농작물 생산량 증대 효과를 확인한 후 영농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심층시비장치(이하 ‘심층시비기’) 개발에 착수했다.


새로 개발한 심층시비기는 초기 형태인 1형을 거쳐 2형으로 개선되었는데, 심층시비기 1형은 날카로운 비료주입관으로 토양 속에 공간을 만들며 비료를 주입하도록 제작했으나 토양 속에서 비료주입관이 막혀 작업 속도가 늦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해 개선한 2형은 심경쟁기(깊이갈이 쟁기)를 이용해 토양을 반전시키고 이 공간에 비료주입관을 이용해 비료를 주입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형태의 비료주입관을 특징으로 하는 심층시비기는 올해 상반기에 특허출원했으며, 현재 PCT(특허협력조약) 국제특허 출원 과정에 있다.


개발된 심층시비기를 이용해 주요 월동작물인 보리, 마늘, 양파를 재배하며 질소비료에서 유래한 암모니아 배출 억제 효과와 농작물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보리 재배 시 심층시비기를 이용해 토양 속 25cm에 비료를 넣은 경우, 암모니아 배출이 없었다. 보리 초기생육은 기존 시비보다 좋았으며, 이듬해인 지난 6월 2일에 조사한 보리 생산량은 이삭 수, 낱알 수 증가로 27% 증가했다. 또한 6월 9일 조사한 마늘의 생산량도 기존 시비보다 55% 증가했으며, 양파 생산량도 95% 늘어났다.


새로운 심층시비기술은 기존 시비보다 농작물 초기생육이 약 15~20일 정도 늦다. 이는 농작물 뿌리가 자라서 비료가 투입된 토양 속 20~30cm까지 도달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으로 추정된다. 몇 가지 작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관찰한 바로는 밭작물의 경우, 비가 자주 내리지 않는 시기에는 모세관 현상으로 토양 내 수분이 위로 이동하기 때문에 작물의 뿌리가 토양 속 비료 성분을 흡수하는 기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작물의 중간과 후기생육은 오히려 촉진되어 기존 시비의 작물 생장량을 추월했으며 이는 생산량 증가로 이어져 초기생육이 다소 늦는 것이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닌 듯하다.


심층시비를 할 때는 작물별 표준시비량을 지켜 시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질소, 인산, 칼리 세 요소의 양분 흡수효율이 높아 과다하게 시비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심층시비기로 시비하고 양파를 수확한 후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양파 생산량이 95% 늘어 심층시비기의 감가상각액을 반영한 추정수익액은 10아르(a)당 105만2,160원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암모니아 배출 억제량은 경제성 분석이 어려워 공익기능으로 처리했다.


홍성창 연구사는 “새로 개발한 심층시비기를 이용해 토양 속 20~30cm에 질소, 인산, 칼리를 심층시비하면 요소비료에 의한 암모니아 배출을 막아 질소 성분의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특히 작물의 질소, 인산, 칼리 성분 흡수율이 높아져 보리는 27%, 마늘은 55%, 양파는 95%, 상추는 110% 생산량이 유의미하게 늘어났다”고 시험결과를 밝혔다.


심층시비 기술 실용화 통해 농경지 미세먼지 및 농가 비료 구입비 감소
심층시비 기술이 실용화되면 농경지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에 의한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고 농경지에 투입되는 질소 성분의 손실을 막아 농업인의 비료 구매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주요 밭작물의 생산량이 늘어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고 질소비료 사용에 따른 질소성 기체 배출량을 줄여 농업분야 탄소중립에 도움이 되며 질소비료 사용량 감축 정책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허기술 검토 결과, 150억 원의 새로운 농기계 시장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농업과학원 정구복 기후변화평가과장은 “현재 심층시비기를 이용한 농경지 암모니아 배출량 저감기술 개발을 위해 논, 밭작물을 대상으로 연구과제를 수행 중”이라며, “2023년에는 현장 실증연구로 실용화를 위한 기초자료 생성과 함께 현장 적용 시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주요 15개 노지작물을 대상으로 적용시험을 통해 영농현장에서 농업인들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가까운 시기에 영농현장에 기술이 보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심층시비기를 이용한 심층시비기술이 성공적으로 실용화되면 농업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창수 cslee69@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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