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선 연구관(국립식량과학원 벼맥류부)은 최근 김제시 죽산면 일대에 창궐한 저항성 의심 ‘강피’와 관련해 “동일계통의 논제초제를 다년간 사용하다보니 피에도 저항성이 생긴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피 이삭이 여무는 이달 말경부터 저항성 여부를 다각적으로 시험해 볼 계획”이라며 이같이 우려했다. 현재 국내 공직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저항성 잡초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박 연구관은 “지난 2005년에도 서산 간척지에서 ‘저항성 물피’가 최초로 발생해 재배양식을 담수직파에서 기계이앙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며 “선택성이 뛰어나고 약효지속기간이 긴 폐녹시계통의 후기경엽처리제인 메타미포프, 사이할로포프, 페녹사프로프 등을 과다하게 연용할 경우 저항성 피 출현을 결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연구관은 특히 “불과 수년전만 해도 모두가 ‘해충이나 병균도 아닌 잡초에 무슨 저항성이 있느냐’고 했으나 지금은 저항성 논잡초만 하더라도 10초종에 달한다”며 “파종․이앙전 처리제를 비롯해 중기일발처리제와 후기경엽처리제까지 1년에 4회 이상 제초제를 처리해야할 정도로 저항성 잡초가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제초제의 잦은 살포는 가뜩이나 생산비 절감과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농업인들에게는 크나큰 부담일 수밖에 없을 뿐더러 환경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박 연구관은 이에 대해 “디아진계 이앙전처리제의 경우 처리 후 3~4일이 지나면 물을 빼기 때문에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는 약물이 미꾸리 등의 생태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며 “농사를 짓는 입장에서는 불가피하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환경을 위해서는 이앙전 처리제의 사용을 금해야 하며, 일본은 1996년 이후 전면금지 시켰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 나오더라도 방제를 쉽게 생각하거나 쉽게 농사를 지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박 연구관의 지론이다. “저항성 잡초가 발생하면 기존의 제초제로는 방제가 안되는 만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박 연구관은 “약제처리 시기나 적정약량은 물론 각기 다른 계통의 제초제를 번갈아 사용하지 않고, 쉽게 농사를 지으려고 하면 할수록 나중에는 저항성 잡초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