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가격·유가·환율 상승 제조업체 경영압박

2008.06.18 17:25:57

테마기획Ⅱ 농자재시장과 가격 - 작물보호제

 
작물보호제업계는 요즘 좌불안석이다. 업계 특성상 올해 사업은 이미 막 바지를 향했고, 벌써부터 내년도분 원제가격 인상률이 두 자릿수를 넘나 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작물보호제는 거의 모든 원제를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원부자재의 가격 결정권이 없는데다 환율 변동에 치명타를 입는다.

작물보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국내 원제수입액은 미화 3억2000만불(3040억 원-달러당 950원 기준) 정도에 달했다. 내년도분 원제가격 인상률을 최소 10%만 계상 해도 3200만불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또 지난해 환율기준을 940~950원선으로 예상 했으나 올해 들어 1050원선을 위협하는 상황이라서 환차손액만도 3200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이같은 생산원가 인상분이 고스란히 업계의 경영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현재 농협계통공급과 시판으로 균등하게 양분된 유통구조상 농협공급계약 단가가 제조업체 출고가격을 결정짓고 있으나, 농협은 농가 민원을 고려해 가격인상 요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50%의 유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시판상 역시 납품단가가 오른다고 해서 대농민 판매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아 어려움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요인들이 제조업체의 경영을 압박하는 부메랑이 되고 있는 것이다.

▶매출과 원가비율 및 가격변화 추이

물론 지난 10년 사이 작물보호제산업의 매출액은 대체로 빠르게 증가했다. 1990년 대비 2006년의 매출증가는 대략 2배에 이른다. 농자재산업 측면에서 보면 매출액은 곧 농가지출비용이기 때문에 그만큼 농가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매출액 증가가 반드시 업체의 수익성 증가로 나타나고 있지도 않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매출원가의 비율<표1>을 보면 2006년말 기준 매출원가비율은 78.6%로 1990 년에 비해3.3% 포인트가 늘어 매출 총이익이 줄었다.

또한 작물보호제산업의 매출액 증가는 작물보호제 사용량이 늘어난 결과에 불과할 뿐이지 가격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인다. 농림업주요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작물보호제 농협인수 가격<표2>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 공동품목(대체로 일반화된 품목)의 경우 오히려 가격이 인하 했으며, 단독품목(회사별 독점품목)에 따라 다소간의 가격인상이 고작이다.

도열병약인 키타진 유제(500㎖)의 경우 1997년 2720원에서 10년이 지난 2007년에는 3290원으로 올랐으며, 후치왕 입제(3㎏)는 1998년 7000 원에서 2007년 6070원으로 오히려 가격이 내렸다. 이화명나방약인 스미치온 유제(500㎖)도 동기대비 6700원에서 5450원으로 내렸다.

작물보호제업계는 원제구입가격 상승 및 유가 상승, 환 율변동 등의 제조원가 관리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꾸준 한 생산시설과 설비의 개선으로 인건비의 비중을 줄이는 등 원가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 외부요인으로 인해 제조업체가 자체적으로 조정 또는 변화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미약하기 때문에 원가변동압박을 제일 강하게 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 작물보호제업체는 협회회원 13개사를 포함해 31개사에 달하고 원제업체는 22개사, 수입업체는 30여개 사에 이른다. 그러다보니 국내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완제품 수입이 꾸준히 늘고 있어 무역수지적자 <표3>만도 2006년말 현재 3억5900만달러를 넘어섰다.

거기에 우리나라 작물보호제 생산능력은 2007년 말 기준 17.4%에 불과하다.

특히 작물보호제는 원제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 이상이고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 의존도가 높은데다 정부의 R&D 지원이 미흡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동부하이텍이나 LG 등에 서 신물질을 개발하는 등 세계 10대 신물질 개발국인데 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R&D 자금이 필요해 지속적인 신 물질 개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BT 등의 자금지원 신청은 허용하면서도 작물보호원제 분야의 지원은 신청마저 기각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다.

▶유통채널과 마진 변화

작물보호제 유통경로는 시판상과 농협이 5대5 구조로 양분하고 있다. 이들 두 축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고 이에 따른 마진율도 일정치 않다.

작물보호제 시장은 출고가격을 기준으로 적정한 유통 마진을 더해 가격을 결정하고 있지만, 해당지역의 시장 상황이나 유통상인의 판매물량 등에 따라 천차만별의 판 매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다시 말해 유통상인들은 제조 회사와 제각각 다른 거래조건을 갖고 있으며, 그에 따라 각각의 구매가격을 적용받고 있다. 또 결제조건에 따라 구입가격이 5~10% 정도의 차이가 있으며, 판매가격은 극단적으로 경영전략상 구입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만큼 판매경쟁이 치열하다고 할 수 있다.

농협의 경우 가격차보전이나 환원사업을 통해 시판상과의 가격할인 경쟁을 하고 있으며, 시판상인들도 판매 조합 등을 결성해 일괄구판매사업을 통한 제조회사와의 가격교섭력 강화 및 판매물량에 따른 장려금 등으로 농협계통조직에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작물보호제 가격 변동은 그동안 제품의 성격에 따라 차이를 보여 왔다. 대체로 공동품목은 가격이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인하되는가 하면 단독품목의 경우는 20%대의 높은 가격인상을 보였다. 이는 제조회사들이 과거에 비해 농약사용량이 감소하는 것을 신제품의 출고 가격 인상으로 만회하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에 는 제품간 가격차이가 크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3~5만원 하는 비싼 제품이 유통되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작물보호제 가격이 다양하게 형성되기 때문에 유통마진율도 일정치 않다. 현장상황과 차이는 있겠으나 작물보호제업계가 제시하는 유통마진율은 2000년 10~20%(일부품목은 30~40%)대에서 최근 15~20% 내 외로 보면 큰 변화는 없다. 그러나 유통주체에 따라서는 대체로 5~30%로 그 폭이 넓어지고 있으며, 이는 유통상 인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 판매량을 늘리려는 제조 회사의 자구책에서 기인하고 있다.

▶“내년 작물보호제 가격인상 불가피”

하지만 매입가격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다 판매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유통상인들의 순유통마진률도 갈수록 줄어드는 게 사실이다. 제조업체 역시 다국적 기업으로 부터 원제를 구입하기 때문에 원제가격에 따라 출고가격의 인상요인을 끌어안아야 한다.

작물보호제업계 관계자는“내년도 원제가격의 인상율 은 10%대를 넘어설 것이 분명하다”며“거기에 환차손까지 겹쳐 대농민 판매가격을 적정하게 인상하더라도 업계의 경영압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재선 jscha@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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