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베렐린 등 밀수 농약 근절을 위해 대대적인 홍보가 이뤄지고 있지만 저렴한 가격 및 조기 출하 등 이해가 맞물리면서 농업현장에서는 여전히 사용이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베렐린은 식물이 이미 갖고 있는 안전한 식물호르몬으로 우리가 식물을 섭취할시 항상 섭취하고 있는 성분이다. 이러한 성분을 이용해 과학적 영농이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에 배 산업에서는 오히려 근절이라는 정책이 마련되고 있다.
밀수품의 경우 정량을 사용하면 정품보다 효과가 떨어지기에 과경당 많은 약량을 도포하는 습관이 자리 잡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습관 때문에 적기에 수확하지 못하고 너무 익은 과실을 저장하다보니 저장성이 약해지는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사항으로 인해 밀수품 근절이 아닌 지베렐린 도포제 자체를 근절하자는 정책이 야기되고 있다.
하지만 지베렐린 등 생장조정제는 양분기능이 아닌 물질로 식물의 생리기능을 조절하는 약제이다. 이러한 생장조정제 중 식물에 이미 함유돼 있는 안전한 식물호르몬은 배, 사과, 딸기, 포도, 화훼 등 다양한 농작물 재배에 과학적 영농을 위한 중요한 자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밀수농약이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농가들을 현옥시키고 있으며,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실정이다. 지베렐린 도포제는 50g 단위로 약 23만개 이상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절반정도가 밀수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절반이 밀수품…
점조직 판매로 단속 어려워
단속정보 흘리기도
밀수품의 경우 정량을 사용하면 정품보다 효과가 떨어지기에 과경당 많은 약량을 도포하는 습관이 자리잡혔다. 이러한 습관 때문에 적기에 수확하지 못해 너무 익은 과실을 저장하고 저장성이 약해지는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사항으로 인해 밀수품 근절이 아닌 지베렐린 도포제 자체를 근절하자는 정책이 야기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산 밀수 제품은 정상적인 제조와 유통을 거친 것이 아니라 불법적인 제조와 유통을 거친 값싼 제품이다. 이런 제품이 광범위하게 농가에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 및 유통업체를 고사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관세청의 밀수 적발건수를 보면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6월말까지 8건을 적발하고 1억7800만원 상당액을 폐기처분 했다. 그럼에도 일부 지역에선 당국의 단속강화와 국산제품 판매가격이 낮아지면서 밀수품 사용량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약 40%의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농정당국은 오래전부터 이에 대한 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왔으나 근절이 되지 않고 있다.
밀수농약은 중국과 교류가 많은 배봉지 및 배꽃가루 판매업자, 보따리상 등이 농가를 순회하며 일대일 방식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단속이 강화되면서 유통경로가 점조직화 되는 등 비밀스럽게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베렐린은 소포장으로 유통되면서 농작업자의 주머니에 넣었다가 단속이 나오면 정품으로 대체해 단속원을 속이기도 한다. 특히 합동 단속의 경우 일부 지자체는 과수농가와의 오랜기간 동안 맺어진 관계로 인해 사전에 단속정보를 흘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입어도 호소할 곳 없어
같은 제품도 유효성분 제각각…
발암물질 의혹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불법으로 제조된 중국산 지베렐린 등 불법 농약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불법적으로 제조된 제품이다 보니 제품의 품질 및 안전성이 기준에 미흡한 실정이다. 국내에서 제조된 제품이나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제품은 품질에서 별다른 문제를 발견할 수는 없지만 밀수로 들어오는 제품은 함량이 미달되어 피해를 입어도 호소할 곳도 없는 지경이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밀수품을 구입해 분석한 결과 품질 및 안전성 등에서 문제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유효성분이 기준치와 차이가 많이 나고 있다”며 농가들의 피해가 걱정된다고 했다. 이는 제조방법에 노하우가 없고 제대로 품질관리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같은 제품(튜브)이라도 상·중·하의 위치에 따라 함량이 다를 정도다. 분석결과를 보면 튜브 하단부분은 2.9% 중간 1.8%, 상단 1% 등으로 같은 제품이라도 들쑥날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제조과정에서 충진 후 도포제에 대한 제조기술의 부족으로 같은 튜브라도 층분리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품을 사용하면 결국 농작물에 영향을 끼쳐 균일한 농산물 생산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상품성을 높일 수 없게 된다. 또한 가격이 싼 밀수 지베렐린 도포제에 사용되는 원료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베렐린에는 증량제로 양털에서 추출한 기름인 라놀린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의약품이나 화장품 등에 쓰이는 라놀린은 정밀한 정제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업계관계자는 “값이 싼 지베렐린에 쓰이는 라롤린은 정제과정이 엉터리인 경우가 많아 자칫 약해 유발성 물질이 포함될 수도 있다.”며 “이런 제품을 사용하면 농작물 안전성은 물론 약해 사고의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베렐린을 녹이는 용매제로 독성이나 약효 검증이 안된 물질이 사용된다는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싼값 농가 과량 사용 부채질
정품 정량 사용 계몽 필요
또한 밀수 지베렐린은 그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정량보다 많은 량을 도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베렐린 도포제 50g으로 배 2000알에 도포가 가능하지만 농가 현장에서는 밀수도포제로 인한 과다 사용 습관으로 3배량까지 도포처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농가들은 “예전부터 정품을 사용해 보면 정량만 사용해도 효과가 좋은데 굳이 중국산 밀수품을 과다 사용하면 실제로 값이 싼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밀수품을 사용하고, 과량사용으로 인해 저장성에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농가는 불법농약을 사용한 것이 되기 때문에 피해에 대한 호소를 하지 못한다. 또한 배는 사과 등과 함께 대표적인 제수용품으로 사용되면서 출하시기를 놓고 고민하는 농가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해결사 역할을 하는 것도 작용한다. 즉 배는 개화후 150일 정도 됐을 때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추석시기에 수확을 하려면 부득이하게 지베렐린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 다시말해 추석 시기에에 맞추기 위해 지베렐린 사용이 줄지 않고 있는 것.
이 관계자는 “신고배는 어떤 경우에도 추석에 맞춰 출하를 하려면 유통기간을 감안해 추석 이전에 수확해야 하는 상황을 만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베렐린은 농가에 깊숙이 자리를 차지 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불법으로 제조된 제품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상시적인 단속을 통해 근절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중 유통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농약판매상에서 정품을 유통할 수 있도록 책임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보따리상인이나 여행 중에 가져오는 것은 줄어드는 것 같다”며 “원료를 들여와 국내에서 제조해 유통하면서 중국산으로 속여 판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밀수단속하다 정품까지 근절할 수 도
그릇된 정책이 기업 신기술 발달 저해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농정당국에서는 밀수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밀수품 근절을 위한 방향이 정품까지도 근절하자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베렐린 호르몬은 배 식물체에서 비대 및 숙기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지베렐린에이포세븐 도포제의 경우 무처리보다 약 3주정도 숙기가 빠른 상황이 제기돼 무처리보다 3주 빨리 수확하지 않고 무처리 수확에 근접해 수확하는 농가들이 존재한다. 이로 인해 나타난 저장성 약화 문제가 지베렐린 때문이라고 말하는 농가들이 있다.
업계관계자는 “정품을 정량 사용하고 알맞은 숙기에 수확한다면 무처리 대비 저장성이 크게 떨어지지 않지만 적기에 수확하지 않고 늦게 수확하는 것이 문제”라며 “무처리 배 역시도 완숙한 상태에서 저장하면 저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턱대고 도포제 사용을 근절하기보다 농가들을 대상으로 정품 정량을 사용하도록 올바른 도포제 사용방법 계몽에 힘쓰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며 “올바른 도포제 사용은 배 산업발전에 오히려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했다.
한편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최근에는 일부 농협 등에서 지베렐린 도포제를 사용한 배는 스티커를 붙인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베렐린 사용농가는 지원을 중단한다는 농협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배 농가들은 추석에 수확하기 위해 도포제를 쓰지 않을 수 없지만 보조가 중단된다는 얘기로 오히려 밀수품에 고개를 돌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도포제 근절에 따라, 도포제 사용이 기피되면 일부 영양제 회사에서 불법적으로 식물호르몬을 함유시켜 배 농가에 유통시키는 불법이 생겨날 수 있다. 또한, 식물이 이미 가지고 있는 호르몬을 이용한 과학기술 발달이 국내에서는 역행할 수도 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개발등록 하는데도 불구하고 정책적으로 근절을 시킨다면, 기업체에서는 신기술 발달에 관한 연구개발에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용중지 등이 유일한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