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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작물보호제 가격인상 ‘불가피’

‘업체-35%’ Vs ‘농협-한자리수’ 줄다리기

뉴스관리자 기자  2008.12.18 12: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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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보호제업체들이 내년도 농협계통농약의 가격인상률을 평균 35%이상 요구하고 있다. 이미 가격결정이 끝난 대부분의 원·부자재값 인상폭과 환율급등에 따른 환차손 등을 감안하면 내년도 가격인상률은 최소한 30%대를 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농협중앙회는 그러나 가격인상의 불가피성은 인정하면서도 농협 내외부의 정서 및 여건 등을 내세워‘한 자릿수 인상’ 방침을 견지하고 있다.

2009년도 작물보호제 가격인상률 결정을 둘러싼 농협중앙회와 제조사간의 줄다리기는 좀 더 지켜봐야할 시점이지만, 인상률이 몇 %선에서 결정되느냐에 따라 농민과 농협 및 시판상, 그리고 제조사가 나눠 가져야할 부담이 서로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농협중앙회의 의지대로 ‘한 자릿수 인상’에 그칠 경우 제조사들은 생산원가 급등에 따른 경영압박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반대로 제조사들의 요구조건에 근접한 인상률이 반영되면 실구매자인 농민들의 생산비 부담이 그만큼 가중될 것이고, 농협 역시 농산물 가격하락으로 인한 농가소득 감소가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자재값 인상을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수도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환율로 인한 가격인상률 전년대비 28.0% 발생

내년도 작물보호제 가격의 최대변수는 단연 환율이다. 작물보호제는 타업종에 비해 원재료 비중<표1>이 높고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율의 영향이 매우 큰데다 올들어 환율변동폭이 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다른 조건이 불변일 경우 환율이 100원 인상되면 원재료비는 5.5%가 인상<표2>된다. 이는 곧 농민에게 약 6.1%의 인상요인으로 작용하며, 생산자 물가지수(9.7% 상승)를 감안하면 15.8%의 인상요인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2008~2009년도분 원제수입액을 3억4095만 달러로 볼 때 2008년도분 기준환율 1032원을 적용하면 지난해 제조사가 원제가격으로 결재한 금액은 3519억원이었던데 반해 2009년도분 원화결재금액은 현재의 평균 환률 1300원을 적용하더라도 4432억원에 이른다.
 
이는 작물보호제업체가 올해말부터 내년초까지 떠안아야 할 환차손만 전년대비 913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환율 100원이 인상될 경우 업계는 약 340억원의 추가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

12월 중순 평균 환율은 1370원 정도였다. 이를 단순히 1300원으로 환산해도 환율인상으로 인한 농약가격 인상요인<표3>은 전년대비 28.0% 이상인 셈이다.

◆오리진 원제가격 평균 10~15%, 제네릭 25% 인상

여기에 원제수입가격도 평균 10~15% 이상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산 원제가격은 평균15% 내외, 일본산 원제는 10%대의 인상률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에너지용 곡물생산 증가 등으로 세계의 농약원제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제 거래가격의 대폭인상으로 국내 수입원제가격이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제네릭 원제가격 인상률은 평균 25% 선을 넘어섰다. 중국과 인도산이 주류를 이루는 제네릭 원제의 경우 작물보호제의 원료가 되는 인과 황 등의 원자재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2008~2009년도분 수입원제’를 유기인계, 유기유황계, Old Product(구품목), New Product(신품목) 등 각각의 수입량 상위품목 순으로 분류해 가격변동추이<표4>를 살펴보자.

먼저 유기인계 상위 4개 품목의 경우 수입시기별 가격대비 결재시점의 기준환율을 적용한 원화결재금액 평균 인상률은 105.8%에 이르며, Old Product의 경우도 전년 대비 62.99% 인상됐다. 또한 New Product 상위 5개 품목도 많게는 93.2%에서 적게는 41.6% 까지 평균 58.56%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제네릭 원제가격은 인상폭이 더욱 심각하다. 수입량 상위 11개 제네릭 품목의‘2007~2008년도분 가격’대비‘2009년도분 가격’을 결재시점의 기준환율로 환산한 원화결재금액 인상률<표5>은 평균 134.05%에 이른다.

CARBENDAZIM의 경우 2007~2008년도분 수입단가는 미화3.04달러이었으나 내년도분 수입단가는 미화9.25달러로 3배 이상 올랐으며, 이를 결재시점의 환율로 환산한 원화결재금액은 전년도분 3189원 보다 199.6% 오른 9555원에 달했다.

특히 GLYPHOSATE의 경우 2007~2008년도분 수입당시 미화2.40달러에서 2009년도분 수입가 미화5.00달러로 약 2배 가량 인상됐으나, 이를 수입당시 환율을 적용한 원화결재금액은 3.2배가 넘게 인상됐다.
 
◆부자재 가격인상률도 평균 19.28%

그런가하면 계면활성제와 포장재 등 부자재값도 평균 19.28% 인상<표6>된 것으로 집계됐다. 2008년도분 대비 2009년도분 부자재값 인상률을 보면 계면활성제가 16.1%, 케미컬류·기타 21.1%가 각각 올랐다. 포장재의 경우도 병류 18.5%, 수축라벨 10.7%, 은박봉지 11.6%, 박스 39.0% 등 평균 19.95% 인상됐다.

◆“최소 35% 인상…추가약정 폐지도”

결국 내년도 작물보호제 가격은 환율로 인한 28.0%의 인상분과 원제가격 상승분 10~25% 내외, 그리고 부자재 가격상승분 19.28% 등을 포함해 최소한 35% 이상의 인상요인이 발생했다는 것이 제조업계의 주장이다.
 
특히 작물보호제는 제조원가 구성비<표7> 중에서 인건비나 재조경비가 낮은 반면 재료비 비중이 매우 높은데다 재료비의 90%가 작물보호제의 주성분인 원제로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변동은 곧 가격결정의 주요 요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작물보호제산업은 그동안 대농민사업이라는 명분에 따라 원자재가격 상승, 환율인상 등 제조원가 인상요인이 발생해도 정부의 물가안정 시책 및 농민부담 경감차원에서 가격인상을 최대한 자제해온데다 대금결제가 추수기가 지난 농한기에 주로 이뤄지는 등 원료구매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업계는 2009년도 작물보호제 가격의 적정한 인상과 더불어 정부의 원제 구입자금 및 생산자금의 무이자 또는 저리 융자지원, 저곡해충·고독성 및 어독성1급농약중 보통독성농약(85 품목)을 부가세영세율적용에서 제외해 줄 것 등을 바라고 있다.

작물보호제업체들은 특히 농협의 현행 추가약정장려금을 폐지해 이로 인한 5~25%의 가격인하 효과를 발휘하는 방안도 제안하고 있다.